어떻게 살다 보니 IT업에 발들 담근지도 23년이 되었다. (중간에 딴짓한 기간 빼고..)

오늘 우연히 포정해우(包丁解牛)라는 성어를 봤는데 결론은 어느 한 분야에서 오랜 동안 한 우물을 파면 도(道)를 터득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어떨까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포정해우의 경지에 다달았을까?

기술 스팩트럼이 넓다는 생각은 한다. 그래서 이전까지는 QA역할을 했던 것도 있다. 넓게 아니까 볼 시각도 넓지 않을까 했다.

지금 SSAFY의 일을 하면서 생소한 기술들도 생각해 보면 이런 경력이 있어 커버했던 것 같다. 그래도 python을 주력으로 끝까지 붙들고 있었고, 나름 토이 프로젝트(MCDC 테스트 케이스 설계)도 하나 가지고 있어 이를 flask + nginx에서 fastapi + nginx unit까지 발전시키고 페어와이즈 엔진도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https://github.com/cheuora/allpairs) 나름대로 개발을 놓지 않으려고 발부둥을 쳤다.

이전 직장에서 나름 테스트 설계 전문가로 있었고 이 기술로 밥먹고 살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동일한 개발 업무에 비해 연봉이 턱없이 적었고 내 주위에도 처음에 테스트 + 아웃소싱 컨설팅으로 독립한 사람들도 결국은 품질로만 연명하기는 어려워 교육이나 다른 분야의 컨설팅을 같이 하는 실정이다.

인연이 되어 기술 번역서도 3권이나 내게 되었다. 내가 가진 지식에 대해 인정을 받으려고 번역했던 것도 있었고 어떤 경우에는 새로운 영역을 해 보려는 도전의 결과도 있었다.

SSAFY의 일도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교육용 프로젝트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처음에는 내부적으로 가이드도 없었고, 내 역할에 대해서도 모호해 우왕자왕했었지만, 이제는 내 나름대로의 프로세스를 가지고 교육생들에게 프로젝트를 시키고 있다. 교육이라는 것이 반드시 지식의 전달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이를 위해 여러가지 궁리를 하여 성공한 것 도 있고 앞으로 변하는 환경에 맞추어 또 다른 궁리를 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정리할 시간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포정해우(包丁解牛)처럼 내가 그런 경지에 있는지는 자신할 수 없다. 아직도 모르는 분야의 코드만 보면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Beyond the code… 코드를 넘어야 한다.